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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신앙/신앙 탐구

책 중의 왕

 

책 중의 왕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 대주교)


성서를 “책 중의 왕”이라고 하는 것은 타당하다. 왜냐하면 성서는 어떤 한 사람에 의해 기록된 책이 아니고 하느님의 말씀으로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들에게 하느님의 뜻을 제시해주고 보여주기 때문이다. 즉, 성서는 하느님의 계시이다.

 

성서를 통해 하느님은 1)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 2) 현재 우리들에게 무엇을 제공하는지, 3) 미래를 위해 우리들에게 무엇을 준비하셨는지를 계시하고 있다. 성서는 성부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개별적으로 전달하시는 계시이다. 이 계시를 통해, 좋은 소식(복음서와 두 사람이 동의하는 서명을 한다는 의미의 계약을 뜻한다.)으로 지금부터 하느님과의 친교를 갖게 하기 위하여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지를 깨달음과 가르침을 받는다. 구원의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럼 어떻게 성서를 봐야만 하는가?

성서를 어떤 한 신문이나, 하나의 장편 소설, 혹을 어떤 역사책처럼 읽어서는 안 된다. 이 모든 기록된 것들은 인간의 생각을 포함하고 있다. 이 생각들이 전부 다 확실하고 올바르다 해도 인간적이라는 것을 벗어날 수 없다.

 

1. 먼저 성서를 기도 가운데서 읽어야 한다.

성찬예배 중에서도 거룩한 복음 말씀을 듣기 전에 들을 말씀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느님에게 지혜의 빛을 간청한다. 

사제는 “자애로우신 주님이시여, 지혜의 빛이 우리 마음에 빛나게 하시며, 우리 마음의 눈을 뜨게 하시어 주의 복음을 깨닫게 하소서. 또한 우리로 하여금 주의 말씀을 지키고 따르게 하시어...”라고 기도한다. 

우리는 가정에서 성서를 읽을 때도 이렇게 해야 한다. 경건하고 주의 깊게 성서를 손에 들고, 조용한 장소에 앉아서 성서를 읽기 전 우리의 삶에서 하느님의 계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빛나게 해 주시기를 간구해야 한다. 

성찬예배에서 성직자가 복음경을 읽기 전 세 가지 제안을 하는 특징을 알 수 있다. 

1) "지혜로우니", 즉 봉독될 것이 인간의 말씀이 아니라, 하느님의 지혜라는 것이다. 

2) "설지어다." 곧 하느님의 지혜가 봉독되므로 우리는 육적으로, 주로 영적으로 올바르게 서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우리 안에 받아들여야만 한다. 

3) "주의 깊게", 듣게 될 것을 잘 적용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

 

2. 두 번째로 우리는 성서를 읽을 때, 읽는 부분을 삶에 적용한다는 자세로 읽어야 한다.

이러한 읽는 부분을 사무엘 예언자의 말을 기억하면서 적용하자. “주여, 말씀하십시오. 당신의 종이 듣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로도 히브리 사람들과의 슬픈 대화 하나를 언급하고 있다. “모두 말하길, 모두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그 복음을 받아들인 것은 아닙니다.”(로마 10,16~18) 

그리고 야고보 사도도 우리들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하고 있다. “그저 듣기만 하여 자기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말고 말씀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되십시오.”(야고보 1,22~24) 

이런 이유로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고 감동을 받은 한 여자가 일어서서 큰 소리로 “당신을 낳아서 젖을 먹인 여인은 얼마나 행복합니까!”라고 외치자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지키는 사람들이 오히려 행복하다”하고 대답하셨다.(루가 11,2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