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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그리스도 우리 하느님께 맡깁시다”

 

 

“그리스도 우리 하느님께 맡깁시다”

(소티리오스 대주교)


매일매일 예배에 참여하는 믿음 깊은 신자들에게 가장 자주 들리는 기도문은, “우리도 그분들처럼 우리의 온 생명을 하느님이신 그리스도께 맡깁시다.”입니다. 예배 참여자들은 조과(아침 기도 matins)와 성찬예배에서 많게는 열 번씩, 여러 번 이  기도를 드리기에, 어떤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많이 반복해야 되는 것인가 의아해할지도 모릅니다.

 

답은 분명합니다. 이렇게 반복하면, 자신의 일생을 우리 주님이자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께 맡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고자 하는 열정은 성찬예배의 다른 곳에서도 나타납니다. 주기도문 바로 전에 드리는 기도에서: “자애로우신 주여, 주께 우리의 온 생명과 희망을 맡기나이다.”라고 기도합니다. 이와 같은 언어로 주님께 헌신함을 표현하면서, 우리 스스로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음을 인정합니다. 성 바울로 사도가 기록한 바대로, 우리의 모든 것은 즉 몸, 마음과 영혼은 하느님께 속합니다.(1고린토 6,15~20) 우리는 하느님의 피조물이며, 설사 인류가 자신의 창조주에게 등을 돌렸을 때도, 하느님의 아들께서는, 우리를 그분의 숭고한 피로 대가를 치르고 되돌리셨다고, 성 바울로는 반복하여 말합니다. (참조 1 고린토 6,19~20 및 7,23) 그저 우리가 하느님께 속한다고 해서,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강제로 당신께 가까이 가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와 주님의 관계가 자유로움 안에서 선택되기를 바라시며, 우리의 자유로운 결정하에 그리고 그에 따른 행동으로 “우리의 온 생명”을 주님의 전능하고 자애로운 손에 맡기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어려움이 다가오면 빈번히 하느님을 잊어버립니다. 하느님께로 향하지 않고, 인간은 삶의 적대감과 슬픔을 혼자 마주하려 합니다. 이는 고통을 더 크게 할 뿐이고, 해결책이나 위안을 찾을 수 없을 때에는, 희망을 잃어버립니다. 믿음과 신의를 은혜로운 주님께 둔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을 다하기 때문에, 따라서 다른 결과가 나타납니다. 신성한 하느님의 의지에 우리의 모든 것을 맡길 때, 절망이 아닌 평화가 찾아옵니다. 우리의 자애로우신 하느님께서는 항상 우리 곁에 계십니다!

 

성 사도 베드로의 다음과 같은 말은 우리에게 큰 힘을 줍니다: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면, “주님께서 보살펴 주십니다.”(1 베드로 5:7) 즉, 걱정하지 마세요! 주님께서는 인류를 깊게 사랑하시며, 우리의 문제들에 무관심하지 않으십니다.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에는, 사람들의 일생에서 겪을 수 있는 위험, 배고픔, 가뭄, 불의, 적 그리고 모든 종류의 시련에 하느님께서 기적적인 방식으로 개입하신 사건들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홍해를 건넜던 것을 기억합시다.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만나와 메추라기가 40일 동안 매일 하늘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빵 다섯과 두 마리의 물고기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축복하시어 그 수가 늘어나 5천 명의 남성이 그리고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여성과 어린이들도 함께 배불리 먹을 수 있었으며, 심지어 남은 음식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사람들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스스로 주님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보시고, “주님께서 우리를 보살펴 주시기에” 그렇게 행하신 것입니다.

 

“우리도 그분들처럼” 맡긴다는 것은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며, 우리는 서로 연계되어 있어야 하는데, 어린이, 가족, 이웃을 포함합니다. 이 말은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과 섭리를 전적으로 믿고 있다는 뜻이며, 그리스도 우리 하느님께서 우리들을 어떤 험한 폭풍 속에서도 이끌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항상 자비로우신 하느님 안에 피난한다면, 우리의 고난은 사라질 것이며, 주님께서 모든 것을 가장 최선의 방법으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꼭 언급해야 하는 것은,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하시는 일에 우리는 인내심을 가지고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우리들을 빨리 자유롭게 해 주시지 않는다고 해도, 주님께서 우리를 잊어버리신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과 달리 하느님은 잊어버리지 않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가장 유익하고 적절한 때에 개입하시려고 기다리시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어려움이 압도적으로 클 때는, 걱정하지 말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하느님께서는 하실 수 있다.”(루가 18,27) 전능하신 하느님께 어려운 것은 없습니다.

 

만약 하느님께서 우리를 버리신 것이 아닌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시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때는, 우리 스스로의 믿음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또는 하느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여 주님의 은총을 막는 것은 아닌지, 우리 안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신성한 힘에 도움을 받을 때, 우리의 나약함으로 인해서, 또는 무지하거나 혹은 믿음이 부족해서,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주님의 절대적 사랑의 은총을 자각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비극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예배 집전자가 하는, “우리도 그분들처럼 우리의 온 생명을 하느님이신 그리스도께 맡깁시다.”라고 하는 기도를 들을 때마다, 진정으로 우리 스스로를 그리스도께 맡깁시다 우리의 모든 걱정과 두려움과 고뇌와 부족도 함께 말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이 모든 것을, 주님께서 어떤 방식으로든 결정하셔서, 해결해 주시기를 전적으로 맡고 기다립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