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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온갖 근심 걱정 불안을 없게 하시고 … 우리를 구하소서”

 

 

“온갖 근심 걱정 불안을 없게 하시고 … 우리를 구하소서”

(소티리오스 대주교)


성찬예배나 그 외 많은 예배를 드릴 때 처음에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 가운데에는 “온갖 근심 걱정 불안을 없게 하시고, 가난과 질병과 적의 위협에서 우리를 구하소서“라는 기도가 있습니다.

 

우리의 창조주께서는 인간을 만드시고 “에덴동산”으로 데려가셨습니다.(창세기 2,15) 인간이 행복해지도록 하기 위해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주신 세상의 모든 것들을 인간이 즐기게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악마가 질투함으로써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모든 것들과 함께 내쫓겼습니다. 그때부터 인간은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들을 얻기 위해 노고를 다하고 땀을 흘려가면서, 그리고 자주 근심하고 걱정하면서 분투해야 하는 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인생살이 속에 대부분 사람에게 탐욕이 추가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탐욕으로 인해서 개인뿐만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착취합니다. 세상의 권력가들은 힘이 약한 사람들을 노예로 착취하거나 땅속에 있는 광물 자원 (금, 보석, 광석 등)이나 에너지 자원을 착취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그것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공급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합니다. 착취자들은 자신들만을 위해 막대한 부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착취자들에 의해서 힘없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이러한 정의하지 않은 착취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곳에서조차 이러한 일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인인 우리 역시 이런 사회에 살고 있으므로 해서 자신의 생존을 위해 기본적인 필수 자산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더욱이 우리 사회는 경제 위기뿐만 아니라 최근에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의 유행과 다른 사회적 상처에 의해 피해를 보면서, 실업의 문제가 증가하고, 소득이 줄고 있으면서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사랑스러운 어머니로서 교회의 자식들을 돕고, 우리가 인간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의 삶에서 기본이 되는 필수품이 부족하지 않도록, 오로지 우리를 구해주실 수 있는 하느님을 향해 기도를 드립니다.   

당연하지만, 우리는 정직하게 일하면서 우리 자신과 우리 가족에게 필요한 것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하느님의 도움을 받아 할 수 있는 것을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아무리 어려움이 닥친다고 하더라도 하느님의 거룩한 은총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노력해 나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근심 걱정 없이 노력하고 분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이것을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너희는 무엇을 먹고 마시며 살아갈까, 또 몸에는 무엇을 걸칠까 하고 걱정하지 말아라"(마태오 6,25) 이 복음 말씀은 주님께서는 필요한 것들을 구하기 위해서 일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근심 걱정에 여러분이 전념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오늘의 복음경에 있는 것처럼 이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우리를 보호하시기 위해서 주님께서는 새와 들꽃을 예로 들고 계십니다. 그리고 끝에 가서는 아름다운 말씀으로 우리를 위로하고 계십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새들을 먹여 주신다. 너희는 새들보다 훨씬 더 귀하지 않느냐?"(마태오 6,26) 다르게 말해서 하느님 아버지께서 새들을 먹이신다면 이것들보다 훨씬 더 많은 가치가 있는 당신의 자식들인 여러분들에 대하여는 어찌 관심을 두지 않으시겠느냐는 말입니다.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두 번째는 다음의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필요한 것들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데 있어서 너무 지나치게 하지는 말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얻은 것들로 편안한 생활이 보장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위험한 상태에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이 더 많은 것을 가진 것을 보면서 질투하고 시기하여 욕심이 우리를 정복하도록 내버려 둠으로써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것들도 소유하고 싶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소유하려면 우리는 지나치게 피곤하게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교회에 갈 수도 없고, 가족과의 생활에서 기쁨을 느낄 여유도 없고, 우리의 건강도 나빠지게 됩니다. 결국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들에 대해서 기뻐할 수 없으며, 다른 사람들이 가진 것들을 우리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며 애석하게 여기게 됩니다. 그래서 하느님으로부터 지혜를 받은 성 사도 바울로는 우리에게 권고합니다.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하시오. 부자가 되려고 애쓰는 사람은 유혹에 빠지고 올가미에 걸리고 어리석고도 해로운 온갖 욕심에 사로잡혀서 파멸의 구렁텅이에 떨어지게 됩니다.”(I 디모테오 6,8~9)

 

성 사도 바울로의 말에 따라서 우리 교회는 “온갖 근심 걱정 불안을 없게 하시고, 가난과 질병과 적의 위협에서 우리를 구하소서”라고 하는 내용을 기도에 넣어 공식화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부족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렇게 기도를 드립니다. 성 사도 바울로가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에게 모든 은총을 충분히 주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언제나 모든 것을 넉넉하게 가질 수 있고 온갖 좋은 일을 얼마든지 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II고린토 9,8)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우리는 마음을 흐트러지지 않게 하며 기쁘게 살 수 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모두 자제력을 가진 사람이 되어, 소비를 조장하는 사회에서 물건에 대한 끊임없는 유혹에 빠지지 맙시다. '싼값'에 팔고 있다고 유혹하며, 우리가 제품을 사도록 하기 위해 계속해서 우리에게 무엇인가가 부족한 것이 있다고 설득하려고 애쓰는 광고에 사로잡히지 맙시다. 우리 삶에 실제로 필요한 것만을 선택하도록 합시다. 검소함, 즉 적은 것과 필요한 것에만 만족하고 한정 짓는 생활은 하나의 중요한 미덕이라는 것을 잊지 맙시다. “이것은 내 것이야. 다른 무엇인가는 더 이상 필요치 않아”라고 마음속으로 인정하는 것은, 여러분을 평온하게 하고, 필요 없는 욕구로부터 여러분을 해방합니다. 단지 이렇게만 해도 여러분은 스스로 일해서 얻은 것들에 만족하고 즐거워할 수 있습니다. 

 

비오니, 하느님께서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어 당신의 자애로움과 사랑으로써 인간적이고 평화로운 삶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우리에게 주시고 또 모든 인류에게도 널리 베풀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