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오네시모스 사도(2월 15일)
노예
사도는 본래 프리지아(Phrygia 오늘날 터키 중서부 지역) 출신으로 소아시아 골로사이의 신앙심이 굳건하고 열렬히 자선을 베푸는 그리스도인 필레몬(사도) 집안의 노예였다. 주인의 물건을 도둑질한 그는 로마로 도망쳤지만 그곳에서 바울로 사도를 만난 뒤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는 세례 받고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바울로 사도는 자신의 제자인 필레몬의 마음을 슬프게 하지 않으려고 오네시모스를 본래의 주인에게로 되돌려 보내면서, 그를 용서하고 자유를 줄 것을 간청하는 편지도 함께 보냈다.
이 편지가 바로 신약성서의 필레몬서이다.
그리스도의 사도가 되다
관대한 필레몬은 바울로 사도의 요청을 기쁘게 받아들여 오네시모스를 더 이상 노예로서가 아니라 형제로 맞아들였고, 그를 노예신분에서 해방된 자유민으로서 다시금 바울로 사도에게로 되돌려 보내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하였다. 바울로 사도가 순교한 뒤, 오네시모스는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하였다. 그러다 체포되어 로마의 총독인 테르툴로스(Tertullus)에게 끌려왔는 데, 그는 오네시모스가 자기 동생의 아내를 그리스도교 신앙으로 이끈 것 때문에 적대감을 갖고 있었다. 오네시모스가 우상숭배를 비난하자 총독은 곧 고문할 것을 명령하였다. 18일간 감옥에 갇힌 채 고문당하는 동안 많은 이교도들이 사도의 확고한 신앙에 깊이 감명받는 것을 본 총독은 사도를 나폴리 근처의 포주올리(Pozzuoli)로 유배 보냈다.
로마에서 순교하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사도는 복음을 전해 많은 사람이 참된 신앙을 알게 하자, 총독은 사도에게 차꼬를 채워 다시 로마로 끌고 왔다. 그리고 사도가 우상에게 제물을 바치는 것을 거부하면서 재판관의 질문에 대해 단호히 대답하자, 가혹한 고문을 하기 시작하였다. 사도는 무자비하게 얻어맞고, 살이 찢겨 나가고, 피를 흘리면 흘릴수록 더욱더 힘을 얻어 하늘나라에 대한 희망을 굳건히 하였다. 마침내 팔과 다리가 부러지는 고문을 당한 끝에 순교하였으며, 사도의 고귀한 시신은 그 도시의 한 여성이 거두어 장례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