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한국 대주교 2023년 신년 메시지

 

한국 대주교 2023년 신년 메시지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의 대주교이며 일본의 엑사르호스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먼저 온 세상의 창조주께서 형언할 수 없는 자애로 우리에게 새로운 해를 주신 것에 대해 끝없는 감사를 표현합시다. 그런 후에, 2023년이 축복되고, 평화롭고, 열매를 맺으며, 기쁜 해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새해의 첫날에 각자 자문해 봅시다.

새해를 이렇게 보내기 위해 무엇보다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가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받게 되면, 새해에 우리는 모든 것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영원히 기억되시는 우리의 영적 아버지 故 소티리오스 대주교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곤 하셨습니다. 

“우리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내리면, 그 은총이 우리에게 필요한 영적, 물질적 필요들을 돌보아 주십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어 살아가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하느님께 감사드리면서 살아갑시다.”

 

그러나 우리가 하느님께로부터 은총을 받고, 새해에 은총이 우리와 함께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은총을 구해야 합니다. “구하라, 받을 것이다. 찾으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리라, 열릴 것이다.”(마태오 7,7)라고 그리스도께서 직접 확인시켜주고 계십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은총을 요청하는 유일한 방법은 ‘영혼의 산소’인 기도를 통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사람이 가진 고유한 특권입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지상의 어떤 피조물도 기도할 특권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오직 사람만이 창조주이신 하느님과 기도를 통해 친교를 나누고 대화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느님과 사람 간의 친교의 대화는 어떠한 조건도 없이 이루어집니다. 즉,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시간만큼 하느님께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기도를 받으시는 천상의 아버지께서는, 우리와의 친교를 절대 거부하지 않으시며, 우리의 말을 깊은 애정으로 들으시는 데 결코 지치거나 힘들어하지 않으십니다.

 

새해에는 우리 각자 개인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교회 공동체로서 모두 함께, 전능한 무기인 기도를 활용하도록 합시다. 즉, 개인 기도를 하는데 매일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주중에 있는 교회 예배에도 더 자주 참여하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다음의 사항을 위해 주님께 간절히 청하면서 기도드립시다.

우리가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당신의 은총을 내려주시길,

우리가 욕망과 투쟁하고 덕을 계발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회개와 투쟁의 마음을 주시길,

주님의 온 세상의 교회에 평화가 임하길,

우리가 Covid-19에서 벗어나길,

전쟁을 지휘하고 책임지는 자들에게 빛을 비추어주셔서, 우크라이나, 시리아를 비롯한 전 세계의 전쟁이 종식되길,

한국에서 정교회를 더 널리 증언할 수 있도록 한국 정교회에서 계획한 사업들을 축복해 주시길,

한반도에 통일과 화해가 실현되길,

전 세계적 에너지 위기, 기후 위기, 식량 위기가 극복되길, 간청드리고 기도드립시다.

 

한국 정교회 대교구의 모든 성직자들과 협력자들을 대표하여, 2023년 새해에 여러분 모두가 건강하고, 장수하시어, 육화 하신 주님의 축복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주님 안에서 큰 사랑과 특별한 존경의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