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교회 신앙/신앙 탐구

금식의 목적

 

금식의 목적


정교회는 연중 가장 큰 축일인 부활절을 맞이하기 위해 사순절 기간에 모든 신자를 수련과 금식 그리고 기도로 인도합니다. 그런데 많은 신자가 금식의 영적 의미가 무엇인지 잘 깨닫지 못하여 꼭 금식을 해야 하는지 궁금중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 다른 교회나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이 “왜 정교인은 금식을 합니까?"라는 질문에 제대로 답해 주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다면 금식은 무엇이고 그 목적은 무엇일까요?

 

1. 금식은 하느님으로부터 왔습니다. 그것은 인간이 만들어 낸 법이 아닙니다.

금식의 시작은 인류의 나이와 같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신 후 낙원에 살게 하시면서 첫 번째 계명을 내린 것이 바로 금식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담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이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는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따 먹어라. 그러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만은 따 먹지 말아라 "(창세기 2,16-17)

 

2. 신자들이 금식의 목적과 관련해 혼선을 빚고 있습니다.

어떤 신자는 “우리의 영혼과 음식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라고 묻습니다. 실제로 음식 자체는 도덕적 윤리적인 것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고기는 죄가 되고 채소나 밥은 거룩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모든 음식은 하느님께서 축복 속에 주신 것이고 우리는 그 음식을 나누며 삶을 유지해 나갑니다.

 

그러나 인간은 적으로 죄에 대한 욕망 쪽으로 흐르려는 경향이 있으며 약한 존재입니다. 따라서 악과 대항하고자 하는 힘을 키우고 뜻을 굳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교회는 여러 가지 영적 방법을 동원하여 우리 개인적 약함을 이겨내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게끔 도와줍니다.

 

여러 가지 영적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금식입니다. 다시 말해 교회의 가르침에 순종하면서 몇 가지 정한 음식을 금하는 훈련을 쌓음으로써 우리를 죄로 이끌고 탐욕에 빠트리려는 유혹에 대항하며 자제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따라서 금식의 목적은 육체를 약화시키고 자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죄로 이끄는 욕망과 탐욕을 제거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 목적에서 벗어난다면 금식은 아무 의미를 찾지 못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금식을 지키기 위해 고기를 먹지 않지만 우리의 혀로 남을 비난하고 험담하고 악의적으로 대한다면 과연 금식이 우리에게 무슨 유익을 가져다주겠습니까?

 

성 대 바실리오스는 금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가르칩니다.

"우리가 몇 가지 음식으로부터 멀어진다는 그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다. 우리는 주님께서 받아주시고 기뻐하실 금식을 해야 한다. 진정한 금식은 악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인데 그것은 바로 혀를 자제하는 것이요, 성난 것을 자제하는 것이다. 또한 비난과 거짓 그리고 거짓 맹세 등 죄로 이끄는 모든 욕망을 단절하는 것이다(금식에 관하여 2:7).

 

또한 그레고리오스 팔라마스 성인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가 음식으로는 금식을 하지만 눈으로 간음하고 죄로 이끄는 호기심에 빠지고 시기와 질투 그리고 귀로는 비난과 욕을 받아들인다면 금식을 통해 무슨 유익함을 얻겠느냐? 그것은 아무것에도 유익하지 못하다"(대화 9장)

 

3. 금식을 하면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부분의 신자들은 교회의 금식을 그들의 일상적인 메뉴에 변화를 가져다주는 기회로 생각합니다. 그들은 금식을 지키기 위해 금식 음식을 먹습니다. 그러나 그 음식은 때로는 평상시 음식보다 훨씬 비싸고 더 많은 시간과 신경을 쓰며 맛도 영양도 뛰어납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 금식 기간에 살이 야위기보다는 살이 찌는 기현상이 나타납니다! 이것은 물론 올바른 금식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금식은 회생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영혼 구원을 위해 금식 기간 동안 양이나 질에서 음식을 줄여 먹어야 하고 약간의 배고픔과 그로부터 오는 약간의 육체적인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각오로 금식을 시작해야 합니다.

 

4. 마지막으로 우리는 교회 교부들께서 강조하시고 사순절 성가에도 나와 있는 금식의 사회적인 면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사순절 첫째 주간의 수요일 저녁 성가 가사를 보면 초대 교회 시대에 그리스도인들이 어떤 사상 속에서 살았는지 그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형제들이여, 우리가 육체적으로 금식할 때 영적으로도 금식을 합시다. 모든 악과의 고리를 단절하고 배고픈 자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며 집 없는 가난한 자들에게 거처를 마련해 주어 하느님 그리스도로부터 큰 자비를 입읍시다"

 

교회의 고대 문헌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 중에 가난한 사람이 있지만, 신자들이 그를 도와줄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허락하지 않았을 때 그들은 이틀 또는 삼 일간 금식을 하여 가난한 사람에게 필요한 음식을 제공하였다" 다른 문헌에는 “수요일과 금요일에 금식을 하시오. 그래서 금식을 통해 모아진 음식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시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가 금식을 한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첫째 - 우리가 영적으로 강건해지고,

둘째 - 영적 기쁨을 맛볼 것이며,

셋째 - 금식의 본질을 다른 사람들이 깨달을 수 있으며,

넷째 - 가난한 형제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