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특히 고운 마음의 소유자라고 말할 수 없는) 큰 불행을 당해 괴로워할 때, 우리는 “하느님께서 그에게 벌을 내리셨다”라고 말할 수 있나요?
대단히 중요한 주제인데요, 성서를 근거로 해서 간단하게 대답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일을 하실 때 어떤 의도로 그렇게 하시는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이사야 40,13 참조) 따라서 하느님께서 누구를 벌하셨다고 말하는 것은 우리 마음 속에 그 사람을 비난하는 태도가 숨겨져 있는 것이고, 동시에 나는 착하고 의로운 사람이므로 하느님께서 나는 벌하지 않으셨다는 자만심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도 바울로는 우리는 결국 모두 하느님의 심판을 받을 것이므로 남의 불행을 보면 이를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충고했습니다.(로마 2,3-4 참조)
그러므로 누가 불행한 일을 당하면 우리는 그를 따뜻하게 위로하면서 하느님께서 그의 불행을 하루 빨리 없애 주시기를 함께 기도해 주어야 합니다. 특히 불행을 당한 사람이 과거에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사람일 경우, 그의 불행을 고소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께 그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간구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마태오 5,44)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