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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적 아버지에게 듣다

비판을 약으로 여기십시오

 

 

 

누가 내 잘못이나 약점에 대해 지적하면 그 지적이 옳든 그르든 간에 나는 화가 나서 상대방을 공격해댑니다. 그 바람에 친한 사람들과도 관계가 어색해지고 내 마음은 우울해집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다른 사람의 지적이나 비난은 우리의 오만이나 우리 자신이 스스로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헛된 망상을 고쳐주는 약입니다. 우리는 우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분노하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 자신의 영적인 상태를 깨닫게 해 준 데 대해 그들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이디오피아의 모세 수도사의 삶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모세 수도사가 수도 생활을 하고 있던 지역의 주교는 모세 수도사에게 사제서품을 주었습니다. 어느 날 주교는 그가 얼마나 겸손한 사람인지를 다른 수도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성찬예배가 있는 일요일에 모세 사제가 지성소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가 밖에 나가서 무어라 말하는지 몰래 들어보라고 했습니다. 다른 사제들은 주교가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이렇게 밖으로 쫓겨난 모세 사제는 "그래 내가 쫓겨날 만도 하지. 그 거룩한 제단에 설 만큼 아직 내가 거룩하지 못하니까."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화를 내지도 마음이 상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렇게 자신을 늘 낮추고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비록 부당한 일을 당하여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우리도 살면서 정당하든 부당하든 다른 사람의 지적과 비판과 비난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럴 때는 "악에게 굴복하지 말고 선으로써 악을 이겨 내십시오." (로마 12,21)라는 사도 바울로의 충고를 명심하십시오.

 

나에게 비난을 퍼붓는 사람을 원수처럼 대하지 않는 것이 여러 면에서 이롭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에 대해 험담을 하고 다니는 사람을 만날 기회를 얻게 되면 그가 오해하는 부분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 줍니다. 그가 알아들으면 다행이지만 그 후에도 계속해서 비난을 하고 다닌다면 우리는 의로우신 하느님께서 불의를 바로 잡아주시기를 열심히 기도하면서 참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냥 참는 것 이외에 조시마 수도원장이 사용한 방법도 효과적입니다. 조시마 수도원장 밑에 있던 한 수도사가 조시마 수도원장에 대한 흉을 여기저기 보고 다녔습니다. 

이에, 조시마 수도원장은 "그 수도사는 겉으로 들어난 내 허물만을 보고 있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내게는 그 외에도 숨겨진 허물들이 훨씬 더 많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수도사가 지녔던 좋은 점들에 대해 칭찬을 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수도사는 조시마 수도원장을 찾아와 그의 발 밑에 엎드려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용서를 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