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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적 아버지에게 듣다

'영원히 기억되시리이다'의 의미

 

장례식이나 추도식에서 ‘영원히 기억되리이다.’라는 구절이 반복해서 나옵니다. 그 의미는 무엇인가요?

 

우리 인간들은 이 세상에 왔다가 때가 되면 떠납니다. 하지만 이 세상 역시 언젠가는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마태오 24,35)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죽은 사람의 기억이 언젠가는 사라지고 말 이 땅에 영원히 남아 있을 수 있겠습니까!

 

'영원히 기억되리이다.'의 의미는 돌아가신 분의 이름이 하느님의 왕국에서 영원히 기억되기를 우리가 기원하고 바란다는 의미입니다. 십자가에 매달리신 주님께 십자가에 달린 착한 강도는 "주님 저를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루가 23,42)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래서 성찬예배를 드리면서 그리스도께서 골고다를 향해 가신 사건을 재현하는 대입당에서 사제는 "주 하느님께서 그의 왕국에서 우리 모두를 이제와 항상 또 영원히 기억하시기를 바라나이다."라고 기원합니다.

 

제자들이 선교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기쁨에 넘쳐 "주님, 저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들까지도 복종시켰습니다."(루가 10,17)라고 말하자 주님께서는 "너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루가 10,20)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의 이름이 이 세상에서만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소망해야 할 것은 자신의 이름이 이 세상에서가 아니라 참된 행복이 넘치는 영원히 지속될 하늘나라에서 기억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