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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그리스도께서는 욕망과 죄를 우리 삶에서 쫓아내신다

 

그리스도께서는 욕망과 죄를 우리 삶에서 쫓아내신다 (마태오 8,28-9,1)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대주교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복음 말씀에서 우리는 두 가지 사항을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하나는 마귀 들린 사람들에 대한 그리스도의 권능이고, 다른 하나는 가다라 지방 사람들의 불경한 행동입니다.

 

주님의 형제이신 성 야고보 사도가 기록하였듯이, 마귀들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두려워합니다(야고보 2:19). 하지만 이것이 그들이 구원을 받는 데 충분한 것은 아닙니다. 다른 것이 필요한데, 그것은 바로 회개입니다. 하지만 사탄은 회개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계속해서 사람들을 해하고, 나쁜 일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사탄도 회개를 한다면 구원을 얻게 될 것입니다. 가다라 지방의 마귀들은 몇몇 사람들의 몸속에 들어가 그들의 입을 통해 주님을 두려워하며, 주님의 전능하심에 대해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회개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그리스도께 영원한 심판을 받게 될 지옥에 처넣지는 말아 달라고 간청할 뿐이었습니다. 

마귀들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그리스도께 간구합니다. 그러나 사랑과 존경으로서가 아닌, 마귀들처럼 두려움과 자기 이득을 위해 그리스도께 간구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어떻게 간구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그 지방의 사람들은 기적의 소식을 듣고 그리스도를 만나러 왔습니다. 그리스도께 경배드리러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가엾은 두 이웃 형제를 치료해 준 데 대해 감사드리려고 온 것도 아니었습니다. 자신들의 집과 마을에 와서 축복해 달라고 부탁하러 온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주님께 떠나 달라고 부탁하려고, 즉 그 지역에서 주님을 쫓아내려고 온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주님이 거기 계시면, 그들이 하는 불법적인 일들을 다 조정하실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안타깝게도 이 슬픈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리스도보다는 물질적 이익을 선택하고 있습니까?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잘못된 일을 바로잡아주시고, 우리의 죄악된 삶을 고쳐주시기 위해 우리를 찾아오실 때 우리는 얼마나 자주 회개하지 않고 완고하게 버티며, 주님께 떠나 달라고 간청하고 있습니까? 오늘날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알고, 이론과 지식으로 그리스도를 믿으며 고백하지만, 정작 행동으로서는 회개하지 않으며 사탄을 따라가고 있습니까?

 

형제자매 여러분, 가다라 지방 사람들이 그리스도께 떠나 달라고 요청했을 때 주님께서는 어떠한 대화도 하지 않으시고 “배를 타시고 호수를 건너 자기 동네로 돌아오셨습니다.”(마태오 9:1) 보십시오, 항상 이렇게 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원하지 않으면, 주님께서는 더 머무르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회개하지 않고, 자비와 구원의 문을 닫고 있으면,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더러 억지로 쫓아오라고 하시지 않고 우리를 두고 그냥 떠나가십니다. 

 

이제 우리 모두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답을 해야겠습니다. 오늘 그리스도께서는 성찬예배를 통해 우리에게 찾아오셨습니다.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요? 사탄과 가다라 지방 사람들처럼 해야 할까요? 물질적 이익과 우리들의 쾌락과 욕망을 위해 하느님께 향하는 문을 닫아야 할까요? 절대 아닙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남은 삶을 회개하면서 살 수 있도록, 구원으로 향하는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우리를 재촉하고 계십니다. 그러하니 우리는 주님께 향하는 문을 열고 주님을 기꺼이 맞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항상 우리 곁에 계셔서 우리 영혼이 가엾고 비참한 처지에 놓이지 않도록, 구세주이시며 해방자이신 분께 간청해야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