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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성의 샘터

영적 생활과 영원한 행복

 

영적 생활과 영원한 행복


“무슨 일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이 문제는 예수님 당시 사람들의 문제였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 이 시대 사람들에게도 큰 의미를 주는 문제이다. 이 물음에 대해 주님께서는 가장 큰 계명인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상기시키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고 네 생각을 다하여 주님이신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이 사랑이 있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말씀이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은 우리 신앙의 근본이며, 하느님과 우리와의 관계는 이 사랑으로 이루어진다.

전심전력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할 때, 목숨까지도 내어놓을 수 있는 믿음이 있을 때 우리는 하느님으로부터 형언할 수 없는 축복과 은혜를 받게 된다. 그 많은 축복과 은혜 중에서 두 가지를  알아보기로 한다.

그 하나가 완숙한 영적 생활이다. 그리스도인의 생활은 영적이어야 한다. 우리의 생활은 현실적으로는 많은 세상적인 문제들과 충돌 대립하게 된다. 이 세상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하는 것이 영적인 힘인 것이다. 이 영적인 힘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에서 나온다.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느님이 원하시는 대로 하고, 하느님께서 좋아하시는 것을 자기도 좋아하고 하느님의 뜻을 아무 이의 없이 따르게 되는 것을 말한다. 더 적극적으로는 하느님을 위해 살고 하느님을 위해 죽을 수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랑이 있다면 세상의 유혹이 아무리 강하고 세상의 부귀가 아무리 매력적이라 하더라도 다 이겨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의 영적 생활의 뿌리는 그리스도인 것이다. 그리스도에게서 나오는 생활관은 우리의 삶의 원인과 목적을 영적인 데서 찾게 하고 온 마음을 다해 그리스도를 사랑하게 한다.

이 그리 스도에 대한 사랑이 하나의 이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실제로 그리스도와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의 영혼이 그분이 영광스럽게 정좌하고 계시는 하늘의 옥좌를 향하게 되고, 또 우리 안에서의 현존을 알게 된다. 그리하여 기도로 그분과 대화하며, 거룩한 책에서 그분의 말씀을 듣고 성사를 통해 우리의 갈망과 고통과 어려움을 해결한다. 그리고 그분과 하나가 되고 그분을 우리의 영혼 속에 모시기 위해 거룩한 잔에 나아간다.

그러면서 그분의 계명을 지킴으로 그분께서 “내 계명을 받아들이고 지키는 사람이 바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요한 14,21)라고 하신 말씀을 입증하고 그분의 이름을 지키며 우리가 사랑하는 그분을 다른 사람들도 알 수 있게 하기 위해 무엇이든지 다 한다. 이러한 삶이 영적으로 완숙된 삶인 것이다.

성인전을 펼쳐 보면 성인들의 삶은 온통 하느님 사랑으로 꽉 차 있다. 광야의 은수자들이나 사회 속에서 산 사람들이나 그들의 삶은 전부가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었고 그 뜻의 실천이었다.

두 번째는 영원한 복락을 누리는 것이다. 진심으로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가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삶의 진리가 예수님 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사랑하고 그 진리 속에서 사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사람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행복을 누린다.

하느님을 완전하게 신뢰하고 하느님께 자기 마음을 드리는 사람은 행복하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자기의 생명을 맡아 주시는 아버지이시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버지로 믿기 때문에 아무 걱정도 없게 된다. 하느님 아버지는 당신 자녀의 필요한 것을 다 알고 계시며 “언제나 돌보신다.”(베드로 전 5,7)

진심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예수님께서 아버지와 함께 오셔서 사신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나의 아버지께서는 그를 사랑하시겠고 아버지와 나는 그를 찾아가 그와 함께 살 것이다.”(요한 14,23)

이와 같이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삶, 주님께서 그 안에 현존하시는 삶을 사는 사람은 세상적인 기준에서 울거나 웃지 않고 영적인 기준에서 행복을 느끼고 즐거워한다. 그리고 현존하시는 주님의 능력으로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고 어떤 악마와도 대결하여 승리한다. 이 행복과 즐거움은 이 세상의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하늘의 복락은 “눈으로 본 적이 없고 귀로 들은 적이 없으며 아무도 상상조차 하지 못한 것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마련해 주셨다.”(고린토 전 2,9)

이렇게 볼 때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부의 축적이나 세상의 명예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의 복락을 차지할 자격을 얻는 일이다. 그 일은 드높고 거룩한 일이다. 이 드높고 거룩한 일은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데서 나온다.

이 주님 사랑의 마음이 불씨가 되어 우리 마음이 온통 주님 사랑으로 뜨겁게 타오를 때 우리의 삶은 진정으로 영적이 되고 저 세상에서도 한 없는 행복과 즐거움을 누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