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의 생활
우리는 세례 받을 때 이전의 낡은 생활을 청산할 것을 결정하고 주님의 옥좌인 제단을 향해 그리스도를 주님이시며 임금으로 받들 것을 결심한다.
이러한 결심이 어떤 강요에서가 아닌 우리의 자발적인 의사에서 나온 것인 만큼 하느님께서는 교회를 통하여 우리의 죄와 악에서 깨끗하게 해 주시고 새롭게 해 주시며 하늘나라의 상속자로 받아주시고 주님 왕국의 가족으로서 사랑과 보호와 섭리로 우리의 영적 육적인 삶을 맡아주신다.
주님께서 베푸시는 이 은총은 세상의 어떤 것으로도 막을 수 없는 기쁨으로서 이 세상과 다음 세상의 모든 것을 보장해 준다.
물론 주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우리가 주님의 보장을 받기 위해 주님의 뜻을 따르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하셨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느님과 함께한다면 우리는 그 능력으로 어떠한 난관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성 사도 바울로도 "하느님께서 함께하신다면 누가 감히 우리에게 대적할 수 있단 말인가?"하고 가르치신다.
우리는 세상 속에서 살며 사회적인 현실을 모면하지 못하여 어떤 때에는 궁핍과 질병과 위험에 처하기도 하고 갈등과 공포와 불안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을 것인가를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며 먼저 하늘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고 하셨고 그러면 모든 것을 다 보장받게 된다고 하셨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느님의 은혜를 받아 그 보호와 축복과 선물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하느님과의 밀접한 관계가 유지되어야 한다.
이러한 하느님과의 밀접한 생활이 주일날에 이루어지는 하느님과 만남인 것이다. 이 신성하고도 중요한 만남은 살아계시는 하느님께서 하느님의 집에서 베푸시는 성찬예배에서 이루어진다.
그때 주님께서는 천사들과 신도들이 모여 있는 성당 가운데에 계시며 그들 각자에게 필요한 축복의 선물을 한 아름 안으시고 필요에 따라 나누어 주신다. 전지전능하신 그리스도께서는 병자에게는 건강을 주셨고 죄인의 죄를 씻으시고 성인이 되게 하셨고, 배고픈 수천의 군중을 배불리 먹이신 분이심으로 우리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라 하더라도 그분께서는 다 하실 수 있는 것이다.
2,000년의 교회 역사는 이 거룩한 만남에서 성찬예배를 통한 그리스도와 그 신자들과 만남에서 베풀어진 헤아릴 수 없는 은총을 실증해 준다.
이러한 중요한 만남을 우리가 어떻게 해야 은혜의 남이 될 수 있으며, 어떻게 이 만남이 일주일 간 주님께서 우리 곁에 계시며 보호해 주시고 축복해 주시는 만남이 되게 하는가에 대해 교부들은 그분들의 거룩한 삶의 체험을 통해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남겨 주셨다. 이 가르침을 받아 형식적이고 습관적이지 않고 진정한 축복의 기쁨과 희망을 주는 만남이 되는 신앙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