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바실리오스 사제순교자(3월 22일)
앙키라의 사제
성인은 4세기 소아시아의 갈라티아 지역에 있는 앙키라(Ancyra) 교회의 사제였다. 당시 그 지역의 주교였던 마르셀은 이단인 아리우스주의에 반대하다 보니 도리어 신성(神性)의 세 위격을 세 가지 측면이나 양상(modalities)으로 잘못 이해하는 이단사상에 빠져있었다. 그러나 성인은 이에 동의하지 않은 채 올바른 믿음을 열심히 가르쳤다. 한 번은 콘스탄티우스(Constantius: 337-360) 황제 앞에 끌려가기도 하였으나 흔들리지 않는 굳건함으로 올바른 믿음을 고백한 뒤 풀려났다.
배교자 율리아누스
배교자 율리아누스 황제가 권력을 잡고(360년) 이교의 신앙으로 되돌아가려고 시도하자, 성인은 몇 배나 더한 열정으로 거짓 신들에 대한 신앙의 잘못을 증언하였다. 황제를 모독하였다는 죄목으로 기소되었지만 법정에 서서 자신은 오로지 하늘과 땅을 만드신 한 분 임금, 곧 그리스도만을 예배하고 따라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 지역의 총독인 사투르니누스는 성인을 나무 선반 위에 묶게 하고는 고문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이때 성인은 “영원하신 하느님, 제가 고통의 길을 걸어 영원한 생명을 향해 나아가게 하시니 감사드리나이다.”라고 기도하였다.
그리스도를 위한 순교
율리아누스 황제가 페르시아인들을 치기 위해 가던 길에 앙키라에 머무르자 총독은 성인을 황제 앞으로 끌고 갔다.(362년)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밝힌 성인은 하느님의 제단을 뒤엎은 황제처럼 하느님께서도 황제를 그 권좌 위에서 뒤엎을 것이며, 황제의 육신은 무덤 없이 남겨져 발에 짓밟힐 것이라고 예언하였다. 이 같은 말에 크게 진노한 황제는 성인의 살을 날마다 한 겹 한 겹 도려내도록 명령하였다. 여러 날 동안 이런 잔인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성인은 기도하기를 쉬지 않았다. 다시 감옥에 갇힌 날 밤 그리스도께서 성인에게 나타나셔서 모든 상처를 원래대로 치유해 주셨다. 다음 날 성인을 다시 법정에 세운 총독은 성인이 아무런 상처가 없이 깨끗한 몸인 것을 보고는 혹 황제가 그것을 알고 또다시 대로(大怒)할까 두려워하여, 벌겋게 달아오른 쇠꼬챙이로 성인의 몸을 마구 찌르도록 명령하였다. 이런 고문을 받으며 성인은 마침내 당신의 영혼을 하느님의 손에 되돌려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