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믿음이란 영혼을 하느님께 전적으로 맡기는 것을 말합니다.
믿음의 첫째 요소는 생각입니다. 즉 이성과 생각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것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이성이 하느님의 진리를 온전하게 이해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진리 중 많은 것들이 인간의 이성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신비이기 때문입니다.
믿음이란 인간의 이성이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그 예가 바로 성찬예배 중에 거행되는 신성한 감사 성사입니다. 신성한 감사 성사에서 거룩한 제단 위의 빵과 포도주는 성령의 역사로 인해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빵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면서 그 차이를 느끼지 못합니다. 인간의 이성은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며, 우리는 오직 믿음을 통해서만 성령의 힘으로 일어난 이 기적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믿음의 두 번째 요소는 감정과 의지입니다. 우리는 감정과 의지로 하느님의 진리를 받아들이려고 해야 합니다. 즉 온 영혼으로 하느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섭리에 대해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과 가르치시는 것은 모두 인간의 유익함을 위해서라는 사실을 우리는 느껴야 합니다.
가끔은 하느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이 인간의 이성이 보기에 너무 가혹하고 부당하게 느껴져도 우리는 하느님의 선하심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요구를 우리가 실행하면 결국에는 우리에게 유익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예가 아브라함입니다. 하느님은 아브라함에게 외아들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라고 하셨습니다. 비록 하느님의 요구가 이성적으로는 납득할 수 없었지만, 아브라함은 하느님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갖고 있었기에 그 명령을 실행하고자 했습니다.(마지막 순간 하느님께서 중단하신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 결과 하느님은 아브라함을 믿는 사람의 본보기로 세우셨고, 그의 품을 하늘나라의 상징으로 삼으셨습니다.(루가 16,22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