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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신앙/오늘의 축일

[2월 19일] 성 필로테이 수녀순교자

Ἡ Ἁγία Φιλοθέη ἡ Ὁσιομάρτυς ἡ Ἀθηναία

 

성 필로테이 수녀순교자 (2월 19일)


어두운 밤하늘에 빛나는 별

오토만 터키가 지배하던 암울한 시대(1528년)에 태어난 성녀는 마치 빛나는 별처럼, 압제받던 아테네 시민들에게 하느님의 자비를 비춰주었으며, 위험에 처한 수많은 영혼들을 정의와 구원의 길로 인도하였다. 귀족 가문인 베니젤루 집안에서 그 어머니의 오랜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얻은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고행과 금욕 그리고 관상(觀想) 생활에 특별한 관심을 나타내 보였다. 그러나 열두 살이 되자, 부모들이 힘들게 청원하여 얻은 상속녀로서 성녀의 결혼은 본인의 뜻과는 무관하게 이루어졌다. 남편은 거칠고 폭력적인 성격을 지닌 사람이어서 성녀를 부당하게 학대하였다. 그러나 성녀는 이 모든 것을 인내로 견디면서 그가 새로운 사람이 되도록 해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하였다.

 

수도원과 자선시설들

삼 년 뒤 남편이 죽자, 성녀는 결혼의 굴레에서 벗어나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면서 기도와 금식에 열중함으로써 하느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에 자신을 온전히 바쳤다. 다시 십 년 뒤 부모님들마저 돌아가시자 성녀는 자신이 물려받은 막대한 재산을 다 들여 수녀원을 세우는 일에 썼다. 성녀는 한 환상 중에 첫 사도 안드레아 성인이 나타나 보여준 가르침대로 수녀원 설립을 수행하였고, 이 수녀원을 안드레아 사도에게 봉헌하였다.(이 수녀원 자리가 바로 현재의 아테네 대주교좌 성당이 있는 곳이다.) 또한 성녀는 수녀원 곁에 나란히 병원과 가난한 이들, 노인들을 위한 호스피스 시설들, 여러 가지 일터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테네의 소년, 소녀들이 그리스도교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 등 온갖 자선 시설들을 건립하였다.

 

하느님과 그 백성들을 위한 순교

이처럼 첫 수도원 건물이 준비되자마자 성녀는 자신의 여종들, 다른 많은 젊은 여성들과 함께 필오테이라는 이름으로 수도생활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성녀의 신앙과 사랑을 시샘한 터키인들은 몸이 성치 않은 성녀를 붙잡아 감옥에 가둔 다음, 그리스도를 부정하도록 요구하였다. 그러나 성녀는 굳센 믿음으로 이 고난을 이겨냈고, 무사히 풀려났다. 이후 성녀는 기적과 치유를 행하는 은총을 받아 전보다 두 배나 더한 열정으로 사도적인 활동과 금욕적인 수련을 계속하였다. 어느 날밤 철야예배를 드리던 수녀원에 다시 들이닥친 터키인들은 몽둥이로 성녀를 심하게 때려 거의 빈사 상태에 빠뜨렸다. 심한 상처로 인한 고통을 놀라운 인내심으로 참아내던 성녀는 마침내 1589년 2월 19일 자신의 영혼을 주님께 맡기고 안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