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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적 아버지에게 듣다

성체성혈 성사 후

 

 

어떻게 성체성혈 성사를 준비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성체성혈 성사 후에는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고대로부터 왕이나 중요한 인물이 어느 도시를 방문하면, 그 도시에서는 이 위대한 방문자를 기념하기 위해 커다란 문을 만들어, 그 문으로 지나가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늘날까지 여러 도시에는 이러한 아름다운 문들이 남아있습니다.

 

이렇듯 지상의 왕의 방문도 이토록 거창하게 기념하는데 하물며, 잠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하나가 되시기 위해 성체성혈 성사를 통해 우리의 영혼 안에 들어오시는 하늘 왕국의 왕이신 우리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께는 얼마나 더 큰 정성이 필요하겠습니까?

 

우리는 매번 성체성혈 성사를 위해 올바르게 준비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는 또한 성체성혈 성사 후에도 온 마음으로 우리 영혼의 신랑이신 주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주님의 천사들도 주님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데, 그러한 주님께서 사랑과 겸손으로 기꺼이 우리의 영혼과 하나가 되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에서는 거룩한 주님의 몸과 피를 영할 수 있게 해 주신 것에 대해서, 성직자가 신자들을 대표해서 감사 기도를 드립니다. 또한 성찬예배 때만이 아니라 항상 우리는 우리의 숨이 다하는 날까지 거룩한 성사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주님께 기도드리며 간청합니다. 이렇게 주님과 하나가 되어 이 세상을 마감할 때 영원한 기쁨과 즐거움이 가득한 곳에서 영원한 삶을 살 것입니다.

성체성혈 성사에 대한 감사와 거룩한 감정이 성찬 예배의 종료와 함께 끝나서는 안됩니다. 성체성혈 성사의 경험은 하루 종일 지속되어야 합니다. 매시간 매 순간마다 그날 성체성혈을 영한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날 저녁 식사 때까지 우리는 성체성혈 성사를 영한 것을 잊지 말고 혹시나 우리의 입에 남아 있을지 모르는 주님의 몸과 피를 잘 간직하기 위해서라도 함부로 침을 뱉거나 해서는 안 됩니다.

'평화의 하느님'을 영한 그날에는 주변 사람들과 싸우거나 말다툼하거나 화를 내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합니다. 주님의 거룩한 피를 영접한 입술로 나쁜 말을 하거나 거짓말, 다른 사람을 욕되게 하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은 우리의 행동을 보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말과 생각도 알고 계시기 때문에 '오염된 생각과 육체'가 되지 않기 위해 생각도 주의하여야 합니다. 부부도 성체성혈 성사 후에는 그 다음 날까지 그 마음을 유지해야 합니다.

매 주일의 성체성혈 성사는 신자들의 삶에서 중심이 됩니다. 성체성혈 성사 전 3일은 그에 맞는 합당한 준비를 하도록 합시다. 그 후 3일은 거룩한 분을 영접할 수 있게 해 주심에 감사드리며 기뻐합시다. 이렇게 하면 항상 우리 안에 주님을 모시며 거룩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