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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적 아버지에게 듣다

꼭 정교회여야 하나요?

 

 

정교인이 가까운 곳에 정교회가 없을 때 정교회가 아닌 다른 교회에서 성체성혈을 영해도 됩니까?

 

먼저 정확히 기억하고 넘어가야 될 것은 신자는 주님의 거룩한 몸과 피를 영함으로써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과 교회의 몸의 일부인 우리가 하나가 된다는 점입니다. 성체성혈을 영하기 위해서는 성찬예배를 집전하는 성직자나 주님의 성체성혈을 함께 나누는 교회의 구성원 모두가 거룩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정교회의 교의를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이러한 근본적 전제에서 볼 때, 정교인이 정교회의 믿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교의를 가지고 있는 곳에서는 성체성혈을 영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거룩한 세계 공의회에서도 이것을 금하는 결정을 내렸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체성혈 성사의 첫 부분에서 성직자들과 신자들은 거룩한 제단 앞에서 한 목소리로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세계 공의회에서 제정된 정교회 믿음의 고백인 '신앙의 신조'를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 고백은 신자가 성체성혈을 영하러 나아가기 위해 꼭 지참해야 할 증명서와도 같은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이 그리스도와 실제로 하나가 되는 영성체와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믿음과 실천은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교회 신자는 정교회와 같은 신앙을 고백하지 않는 교파의 교회에서 영성체를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교회의 신앙을 고백하지 않는 타 교파 신자들에게도 성체성혈을 영해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교회 신앙을 고백하는 것은 정교회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통해 인정받습니다.

 

그럼, 주변에 정교회가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런 경우에는 거룩한 주일 아침에 가정에 성화상 앞에서 향을 피우고 초를 하나 켜십시오. 가족의 정교회 구성원들과 같이 성당에서 받은 예배서로 먼저 조과를 읽고 계속해서 성찬예배의 첫 부분인 사도경과 복음경 말씀까지 읽으십시오.

사도경과 복음경은 정교회 한국 대교구에서 발행한 축일표에 있는 그 주일 날짜에 있는 구절을 읽으십시오. 그러면서 그날 불러야 하는 성가를 부르십시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각자의 기도를 드리도록 하십시오. 또한 큰 축일과 한 달에 한 번 혹은 어려우면 적어도 두 달에 한 번이라도 꼭 가까운 지역에 정교회 성당을 찾아 성찬예배에 참여하여 성체성혈을 영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