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로는 "늘 기도하십시오."(데살로니카 전 5,17)라고 말씀하십니다. 어떻게 하면 이 말씀을 실천에 옮길 수 있을까요?
사도 바울로가 "늘 기도하십시오."라고 말씀하신 것은, 우리가 항상 꼿꼿이 서서 쉬지 않고 기도를 드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무슨 일을 하든지, 우리 영혼의 눈을 하느님께로 향하게 하고, 어떻게 하면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계속해서 하느님을 생각하면서 "주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들이시여, 이 죄인을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이 짧은 기도를 계속해서 반복해 드리는 것입니다.
이 기도에는 근본적으로 우리의 믿음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주님이시고 하느님이신 그리스도의 이름은 우리의 구원을 보장해 주는 큰 힘이 있습니다. 우리는 바로 이 이름의 힘에 의지하여, 우리 영혼에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주님께 간청합니다. 또 이 기도 안에는, 영혼의 죄에 대한 인식과 회개와 용서의 간청이 들어있습니다. 이 기도는 짧기 때문에 누구나 기억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친히 제자들에게 "너희가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이루어 주겠기 때문이다."(요한 14,13)라고 말씀하셨기에, 그분의 이름으로 드리는 이 짧은 기도는 참으로 능력이 있는 기도입니다. 사도들은 예수 이름의 능력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의 이름으로 불치의 병도 고쳤고, 사탄의 힘에 대항하여 승리하였습니다.
일찍이 복음저자 사도 요한의 제자로 안티오키아의 대주교였던 성 이그나티오스도 이 짧은 예수 이름 기도에 대해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상 숭배자들이 성인을 맹수들의 우리에 넣었을 때도 계속해서 이 기도를 암송하였습니다. 우상 숭배자들이 '왜 쉬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되뇌냐'라고 성인에게 물어봤을 때, 성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쉬지 않고 부르면, 그분이 마음속에 계신 것이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답변하였습니다.
이 기도의 첫 단계에서는 먼저 입으로 소리 내어 기도의 말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기도합니다. 이 단계에 익숙해지면, 이제 입으로는 말하지 않고 우리들의 정신으로만 이 기도를 드립니다. 그렇게 정신으로 드리는 기도가 몸에 배면, 그때부터는 일하면서, 걸으면서, 또한 버스에 있던, 다른 장소에 있던, 환경에 개의치 않고 기도할 수 있게 되고, 우리 안에서는 끊임없이 기도가 이어지지만, 다른 사람들은 알아채지 못하는 아주 은밀하고 깊은 기도에 도달하게 됩니다. 기도할 때는 골방에서 은밀하게 기도하라고 했던 주님의 말씀처럼, 이제 우리 마음 안에 하느님과의 친교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내면의 기도방, 골방이 세워지는 것입니다.
마지막 단계로, 이제 정신으로 은밀하게 기도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우리가 그리스도의 이름을 되뇔 때마다 우리의 마음이 뜨거워지고, 온화해짐을 느끼게 되고, 어느 순간에 은총으로 내가 기도하지 않아도, 내 안에서 성령께서 기도하심을 알아차리게 되고, 그 기도 안에 잠기게 됩니다. 이렇게 하여, 사도 바울로께서 "항상 기도하라"라고 하신 그 권면대로, 우리는 끊임이 없는 기도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런 사람은 이제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가 사는 것"이라고 고백하는 은총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