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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적 아버지에게 듣다

우리는 다만 기도할 뿐...

 

그리스도께서는 "너희의 아버지께서는 구하기도 전에 벌써 너희에게 필요한 것을 알고 계신다."(마태오 6,8)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굳이 우리가 기도할 필요가 있나요?

 

성서를 읽을 때 주님의 말씀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성서의 한 구절이라도 잘못 이해하지 않도록 늘 조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교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이단들은 다 그렇게 성서를 잘못 이해하면서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요즘도 성서를 들고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특히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에게 접근하여, 잘못된 해석에 바탕을 둔 교리들을 전파하려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교리는 성서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결코 진리가 아닙니다.

 

이제 위의 말씀의 의미를 생각해 봅시다. 당신은 이 말씀을 성서에서 읽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럼 주님께서 왜, 어떤 의미로 그 말씀을 하셨을지 생각해 보았습니까? 아마도 당신은 그 전 구절을 잘 이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기도를 할 때 우상숭배자들처럼 시끄럽게 소리치면서 많은 말을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우상숭배자들처럼 되지 마십시오. 주님께서는 기도할 때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하시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간단하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십니다." 참된 하느님을 믿지 않는 우상숭배자들처럼 쓸데없고 필요 없는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아도, 사랑이 넘치는 하느님께서는 각자가 어떤 어려움에 처해있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거짓 우상을 숭배하는 자들은 많은 말과 많은 희생제물을 바쳐서 자신들이 필요한 것을 얻고자 합니다.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마태오 6,9~13의 말씀에서 우리가 어떤 기도를 드려야 할지 가르쳐 주셨는데, 그것이 바로 "하늘에 계신..."으로 시작되는 '주의 기도'입니다. 이 기도 안에 우리가 구해야 할 모든 것이 들어있다는 말씀입니다. 그 밖에도 기도에 대해 여러 가르침과 모범을 보여주셨는데, 그 예들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언제나 기도하고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루가 18,1

"너희가 기도할 때에 믿고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을 것이다." 마태오 21,22

"예수께서는 밤을 새우시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루가 6,12

"예수께서는 무릎을 꿇고 기도하셨다." 루가 22,41

"예수께서는 먼동이 트기 전에 일어나 외딴곳으로 가시어 기도하고 계셨다." 마르코 1,35

 

이 밖에 성서의 많은 부분에서 예수께서는 우리들에게 자주 기도하시는 본을 보이셨습니다. 기도는 믿음을 강하게 하고, 하느님의 왕국에 도달할 수 있게 하며, 우리의 치열한 영적 투쟁의 삶을 주님의 은총으로 채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