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다운 사람
참으로 사람이 사람다울 때 그는 훌륭하다. 아무리 메마른 세상일지라도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런 훌륭한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사람 사는 세상'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에브리 끼라는 실제 인물의 실화를 소개한다.
그녀는 과부인 데다가 열두 살 되는 외아들마저 사고로 잃는, 크게 상처 입은 여인이었다. 어느 날 오후 나는 조그만 셋방에 사는 그녀를 방문하여 막 자리에 앉았는데, 마침 어떤 사람이 찾아오는 것이었다. 그는 지진피해 지역의 이재민을 위한 구호금을 모금하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그에게 적지 않은 금액의 구호금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내가 알기로 그녀에게는 아주 적은 수입밖에 없었다. 얼마 안 되는 연금으로 겨우 살아가는 처지였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기꺼이 구호금을 내어 놓은 것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고, 내가 놀라는 것을 알아차린 그녀는 이렇게 설명하였다.
"저는 언제나 저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생활비는 사실 얼마 들지 않습니다. 저는 가급적 지출을 하지 않습니다.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을 찾지도 않습니다. 행운을 잡으려고 복권이다 추첨이다 하는 데도 관심이 없습니다. 머리도 혼자서 손질합니다. 물론 술 담배 같은 것은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놀러도 가지 않습니다. 옷은 기워서 있으면 됩니다. 구태여 새 옷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옷이 없으면 중고품을 사다가 수선해 입어도 훌륭합니다. 바느질을 할 줄 아니깐요. 쓸데없이 여행도 하지 않습니다. 집에서 조용히 할 일을 찾는 편이 도리어 나은 걸요. 이렇게 저렇게 절약해서 다소나마 남을 도와주는 것을 보람으로 알며 살아갑니다. 그러면서 나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데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그녀는 궁핍한 삶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다 만족하게 사는 여인이었다. 나는 큰 감명을 받고 그 집을 나섰다.
정말 그렇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가 하느님의 물질의 올바른 관리자가 되기를 얼마나 원하고 계시는가! 올바른 관리자는 하느님께서 위탁하신 물질을 바른 목적을 위해 사용할 줄 안다.
"하느님께서는 기쁜 마음으로 내는 사람을 사랑하십니다."(고린토 후 9.7)
우리가 정말 하느님을 사랑한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에게 또는 아주 적게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우리의 것을 나누며 살아야 할 것이다.
- 게르마노스 대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