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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성의 샘터

자캐오의 고백

 

자캐오의 고백

알렉산드로스 한의종 신부

 


"주님, 저는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렵니다. 그리고 제가 남을 속여 먹은 것이 있다면 그 네 갑절은 갚아 주겠습니다."

 

예수님을 그의 집에 영접한 세관장 자캐오는 감동을 가득히 받아 주님 앞에서 위와 같이 진심 어린 고백을 합니다. 자캐오의 진심 어린 고백을 보면서 우리 각자는 혹시 그와 같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탓하며 죄를 합리화시키면서 지금까지 살고 있지나 않았는지 깊이 있게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갖도록 해야겠습니다. 우리 자신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가까이는 가족들에게 그리고 직장이나 우리 주변의 이웃들에게 크고 작은 많은 잘못을 저지르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성을 내고 비난하며, 입에 담지 못할 온갖 욕을 하고, 나와 뜻이 같지 않으면 적대시하여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해서 고통을 당하게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또한 어떻게 해서든 상대방의 약점을 알아내어 부끄럽게 만들어 삶을 힘들게 하는 등이 있습니다. 지난날을 돌이켜보고 반성하며 회개하여 새해에 우리의 삶이 주님의 축복 속에 시작되는 계기가 되어야겠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그런 짓을 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그리스도인들이라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런 중한 죄를 지으면서 어떻게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구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하고 있습니까? 우리는 자캐오의 행동을 본받아야 합니다. “예수가 어떤 분인지 보려고 애썼으나 키가 작아서 군중에 가려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예수께서 지나가시는 길을 앞질러 달려가서 길가에 있는 돌 무화과나무 위에 올라갔다." 우리도 그와 같이 그리스도를 만나 뵈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분은 어느 곳에서나 우리와 함께 계시지만, 특히 경건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교회에 가서 신비의 성사 중 하나인 고백성사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고백성사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회개하고 기도하며 고백을 할 준비를 갖춰야 합니다. 고백을 해야 할 여러 죄목들은 우리 마음대로 정하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의 말씀에 그릇된 마음이나 행동을 한 것이 기준이 됩니다.

 

그리고 고백성사를 받은 후 우리는 회개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합니다. 먼저는 죄의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남을 속여 먹은 것이 있었다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고 남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 위로하고 용서를 구해야 하며, 잘못한 것이 있었다면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선한 일을 해야 합니다. 어려운 이웃을 사랑으로 돌보고 자선 단체 등에 기부를 하며 병든 자, 고아, 구속된 자들을 찾아가 돌보며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 세 번째로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성당이나 수도원에 필요한 물품이나 또한 선교 일 그리고 봉사를 하려고 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 회개는 진정한 회개의 자세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와 같은 진심 어린 회개의 행동을 보여준 자캐오를 본받아야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