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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신앙/신앙 탐구

성인은 사람을 어떻게 보는가?

 

성인은 사람을 어떻게 보는가?


신학자 그레고리오스 성인은 교회의 위대한 교부로 세계적인 스승으로 존경받는 세 분 대주교 중의 한 분이시다. 1월 25일을 축일로 기념하는 이 성인은 4세기의 분이시다. 그는 성 대 바실리오스의 친구였고 협력자였다. 두 사람은 아테네에서 함께 공부하며 믿음을 더욱 공고히 하였다. 두 사람은 공부와 교회 밖에 몰랐다. 그들은 아테네에서 두 길 밖에 몰랐다고 한다. 한 길은 집에서 학교로 가는 길이었고 다른 한 길은 집에서 성당으로 가는 길이었다고 한다.

 

그들이 아테네에서 일반 학문을 공부했다고 해서 교회의 가르침이나 하느님에 대한 믿음보다 일반 학문을 더 중요시했다거나 믿음에 대한 지식을 소홀히 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도리어 여러 가지 학문적인 지식을 많이 쌓아 그 지식으로 하느님의 뜻을 더 효과적으로 가르치고 그 믿음을 널리 선포하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성 그레고리오스는 사람은 세상의 지식으로 구원되는 것이 아니라 믿음과 하느님의 은혜로 구원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확신이 그가 기술한 그 유명하고도 많은 저서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는 그의 모든 저서를 통하여 인간이 하느님을 가까이할 수 있는 길과 구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믿음과 사랑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성인은 이 믿음과 사랑의 두 덕성(德性)을 그의 강론을 듣는 청중들에게 심어 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자라는 주제로 적은 그의 글에서 특별한 상황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나병 환자들의 경우를 들고 있다.

 

루가복음(17, 12-19)에서 보듯이, 나병은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대단히 무서운 병이었다. 일단 그 병에 걸리면 전염을 막기 위해 사회에서 격리되어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았다. 주님께서 열 명의 나병 환자를 고쳐 주시고 사제들에게 보이고 사회에 돌아가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라고 하셨으나 나병이 완전히 퇴치된 것은 아니었고, 전부가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간 것도 아니다.

 

모든 사람이 사랑으로 남을 위하고 남의 고통을 함께 하고 남의 괴로움을 함께 나누며 살기를 원하는 성인은 이렇게 말했다.

"나병은 물론 사람들에게 끔찍스러운 인상을 준다. 그들의 몸과 얼굴 그리고 손발 모두가 흉측하게 곪아 터진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내적으로는 하느님의 형상이 있다.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하느님의 형상 말이다. 그 형상을 그들은 더 잘 간직할 수도 있다."

 

그는 이 말로 사람은 모두가 하느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믿음을 강조해 주고 있다. 그러면서 이렇게 첨부한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세례를 받았고, 여러 번 우리와 함께 기도도 했고,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함께 영하기도 하였으며, 우리처럼 그들도 부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이렇게 그들과 우리는 같은 근원에서 왔고, 같은 사람이고, 같은 믿음을 가지고 있고, 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으니, 이들 형제들을 우리가 모른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들과의 형제애를 부인할 수 있는가?"

 

이것이 성인이 사람들을 본 시각이고 느끼는 감정이다. 우리도 이 믿음과 사랑의 덕을 성인으로부터 배우기를 원한다면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나 소외되어 있는 사람 전부를 이런 눈으로 보고 이런 마음으로 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눈과 마음이 바로 그리스도와 모든 성인들의 눈이고 마음이다.